트럼프가 사우디에 요구한 1조 달러, 단순한 외교쇼일까?

사우디아리비아에 트럼프 대통령이 도착했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처음엔 그다지 새로울 것도 없는 중동 외교 정도로 생각했는데,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니 이번 일정은 예전과는 결이 다른 거 같습니다.

주제는 단 하나, '돈'입니다. 그것도 1조 달러 규모의 투자 협상 (한화 약 1,423조 5,000억 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중동 순방을 통해 사우디를 비롯해 카타르, 아랍에미리티드를 방문예정인데, 

그중에서도 사우디에서의 움직임이 가장 크고 상징적일 거 같습니다.

정치, 외교, 안보 같은 전통적인 아젠다는 이번에 거의 다 빠졌고, 온통 투자, 자본, 기술협력 이야기로 가득 찰 거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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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맨’ 트럼프가 돌아왔다

공항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손을 번쩍 들며 환한 얼굴로 사우디 왕세자 빈 살만과 인사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그 곁에는 익숙한 얼굴들이 줄줄이 등장합니다.
일론 머스크(테슬라, 스페이스X), 샘 알트만(OpenAI), 래리 핑크(블랙록), 스티브 슈워츠먼(블랙스톤) 등 미국 대표 자본과 기술의 아이콘들이 총출동했습니다.

이쯤 되면 외교 사절단이 아니라 투자 유치단, 혹은 글로벌 비즈니스 전투팀이라고 불러도 될 수준입니다.

사우디에서 열린 ‘사우디-미국 투자 포럼’ 현장에서는 트럼프가 직접 “6000억 달러 약속은 고맙지만, 우리는 1조 달러를 기대한다”라고 발언했습니다.
이 정도 스케일의 발언을 할 수 있는 정치인은,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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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사우디였을까?

사우디는 지금 국가 전체가 대전환 중입니다.
‘비전 2030’이라는 이름의 국가 프로젝트를 통해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대신 AI, 로봇, 스마트시티, 친환경 에너지, 관광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하고자 합니다.

대표적인 상징이 바로 ‘네옴 시티’ 프로젝트입니다.
‘벨기에 크기의 미래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이 야심찬 계획에 필요한 건 자본도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기술과 경험입니다. 미국은 그 모든 걸 갖추고 있고, 트럼프는 그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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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보다 중요한 건 ‘기술과 영향력’

이번 방문에서 1000억 달러 규모의 무기 거래 제안도 함께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그건 이번 행사의 부차적인 이슈에 불과합니다. 진짜 본질은 미국 기술 기업들의 중동 진출이고, 미국 자본과 중동 자본 간 연결 고리 강화입니다.

예를 들어 OpenAI가 사우디 정부와 손잡고 AI 기반 교육 시스템을 개발할 수도 있고,
테슬라가 네옴 시티 내 자율주행 교통망 구축을 수주할 수도 있으며,
블랙록과 블랙스톤은 각종 인프라와 부동산에 대규모 펀드를 조성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흐름은 단순히 몇 천억짜리 계약이 아니라, 앞으로 수십 년간 이어질 글로벌 영향력 싸움의 시작이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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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을 건너뛴 의미심장한 행보

흥미로운 건 트럼프가 이번 순방에서 이스라엘을 완전히 제외했다는 점입니다.
미국 외교에서 이스라엘은 빠질 수 없는 파트너였지만, 이번에는 실리 중심으로 선택지를 좁힌 듯합니다.

이스라엘과의 관계는 여전히 이어가겠지만, 현재 가자지구 사태 장기화, 네타냐후 정부와의 불협화음, 그리고 중동 내 투자 우선순위 재편이 맞물리면서
트럼프는 '우선 돈이 되는 곳부터 본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겁니다.

이스라엘 패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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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 트럼프는 쇼맨이 아니라 계산기였다

트럼프가 자주 비판받는 이유 중 하나는 ‘쇼 정치’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우디 방문을 보면, 정확히 돈이 움직이는 곳에 몸을 던졌고, 그것도 타이밍과 구성을 모두 갖춰서 진행했습니다.

단순한 방문이 아니라, 미국 자본, 미국 기술, 미국 영향력을 패키지처럼 사우디에 팔아넘긴 구조입니다.
이는 외교가 아니라 비즈니스이며, 동시에 고단가 키워드들이 총집결한 한 편의 전략 시나리오입니다.